A건설사는 최근 4년동안 18곳 현장에서 44명의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월례비 등으로 697회에 걸쳐 총 38억원을 지급했다.

B건설사는 2021년 10월 10개 노조로부터 전임비를 강요받아 월 1개 노조 당 100~200만원씩 1천547만원을 지급했다.

C건설사는 노조로부터 조합원을 채용하거나, 이에 응하지 않으면 발전기금을 낼 것을 강요 받았으며 결국 조합원을 채용하지 않고 30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제공했다

국토교통부는 약 2주간에 걸쳐 민간의 12개 건설 분야 유관협회 등을 통해 진행한 이같은 내용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실태조사’ 결과를 1월 19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부당행위의 현황 및 사례를 세부적으로 파악해 이를 근절·예방하기 위한 대책에 활용하고 신고에 소극적이었던 업체도  일제조사를 계기로 신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진행됐다.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실태조사 결과 총 290개 업체가 불법행위를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33개 업체는 월례비 등 부당금품을 지급한 계좌 내역과 같은 입증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84개 업체는 이미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불법행위는 전국에 걸쳐 총 1천494곳 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681곳, 부산·울산·경남권이 521곳으로 약 80%에 달해 해당 권역에 피해 사례가 집중됐다.

불법행위 유형으로는 12개의 유형별 불법행위에 대한 피해사례를 조사했으며, 총 2천70건의 불법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월례비 요구가 1천215건으로 절반을 넘었고, 노조전임비를 강요하는 사례가 567건으로 부당금품 수취가 전체 불법행위의 대략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장비 사용 강요 68건, 채용 강요 57건, 운송거부 4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피해액을 제출한 118개 업체는 최근 3년의 기간동안 1천686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응답했으며, 1개 업체에서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50억원까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액은 업체 자체 추산액은 제외하고, 계좌 지급내역 등 입증자료를 보유한 업체의 피해액만 집계한 결과이며, 타워크레인 월례비와 강요에 의한 노조전임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의 불법행위 발생 시 공사 지연은 329개 현장에서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최소 2일에서 많게는 120일까지 지연된 사례도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13일까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신고가 계속 접수됨에 따라 다음 주부터는 각 협회별로 익명 신고 게시판을 설치해 온라인으로도 접수받을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확인해 피해 사실이 구체화 된 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근본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 4차 회의도 개최했다.

4차 회의에서는 앞서 1∼3차 회의에서 논의됐던 △강요에 의한 노조전임비 △타워크레인 월례비 △채용 강요 △장비사용 강요 등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조문 검토 등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민간 건설사들이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에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조차 못했다”며 “이제는 법과 원칙으로 노조의 횡포와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또한 “더 이상 공사현장이 노조의 무법지대로 방치되지 않도록 민간 건설사들이 신고에 적극 나서달라”며 “익명신고 시 국토부와 건설 분야 유관협회가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것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