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공백 한달여만에 어렵사리 문을 열었다. 진통을 거듭하던 21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 협상이 타결된 것이다. 후반기 임기가 시작된 지 한달여 만의 지각 개원이다.

여야가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국회 공백 장기화에 따른 부담 탓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고유가등으로 내수침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도 여야는 정쟁만 일삼으며 국회를 한달 이상 방치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회가 정상화 물꼬를 트게 된 것은 다행이다. 국회가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지만 앞으로 국회앞에 놓인과제는 만많치 않다. 

해결해야 할 산적한 과제가 쌓여있다. 그동안 국회공백으로 뒷전으로 밀린 민생현안 때문이다.

작금의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 위기에 처할정도로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물가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경제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초대형 경제복합위기인 퍼펙트스톰이 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풍정등화위기가 우리 앞에 놓여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위기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하반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복합적 위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야 한다. 

현재 국회엔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유류세와 법인세 인하, 근로기준법 개정안, 화물 안전운임제 일몰 조항 폐지 법안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국회가 문을 열었지만 민생현안처리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민생과 괴리된 쟁점법안으로 정쟁만 벌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네탓 공방만 하며 쟁정만 일삼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첨예한 쟁점이 있더라도 시급한 민생 법안은 협치와 타협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

국회본연의 임무는 행정부를 견제, 감시하는데 있다. 입법처리도 그중 중요한 임무중 하나다. 하루라도 빨리 민생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이유다. 

국회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쟁만 벌이면서 시간을 허비해선 안될 것이다. 후반기 국회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당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야당도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민생현안처리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민생과 거리가 먼 쟁점법안으로 더 이상 국회를 공전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당파를 초월해 협치를 이뤄야 한다. 그래야 우리경제 위기를 극복할수 있다.

늦게 개원한만큼 국회는 서둘러 민생법안처리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을 허투루 보내서는 안된다. 후반기 국회는 민생을 보듬는 국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