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건설공사 입찰자 사전단속제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건설협회(회장 김상수)는 사전 단속제도로 인해 지역건설업계 고충이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해당 지자체의  개선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6월 22일 밝혔다.

건설업체 사전 단속제도는 지난 2019년 경기도에서 건설업 등록기준 미달 여부를 상시 단속할 수 있는 근거를 관련 조례에 규정하면서 시작됐다.

건설산업 공정질서를 해치는 불공정거래 업체를 근절한다는 취지에서다. 이후 서울, 충남 등 지자체 및 국토부 산하기관 등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잇따라 도입하며, 전국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당초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제도 도입을 통해 공공공사의 입찰자 수를 줄여 과당경쟁을 사전에 차단하고,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페이퍼컴퍼니를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제도 운영과정에서 실적쌓기 위주의 단속 추진과 소위 먼지털이식 조사가 이어지면서, 제도 취지가 퇴색됐다는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단속공무원의 고압적인 태도와 과도한 개인정보 자료요구 역시 지속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지자체별 단속제도가 상위법의 위임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협 관계자는 “중앙부처인 국토부가 아닌 단지 건설업의 등록신청 접수 등을 위임받은 지자체가 등록 이후 사후적인 등록기준 조사에 대해서까지 포괄적으로 권한을 갖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같은 모호한 기준 적용으로 공공공사 입찰자에 대한 심사기간이 장기화 되면 계약지연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공공시설물의 최종소비자인 국민의 피해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혼탁한 시장질서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건설산업 특성상 정상적인 업체더라도 자본금 등의 등록기준은 일시적으로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짜 페이퍼컴퍼니는 말 그대로 ‘서류상으로는 갖추어진’ 회사이기 때문에 등록기준 심사로는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건설업계는 이에 따라 실제 시공역량이 없는 페이퍼컴퍼니의 경우 건설업 등록증 대여 및 일괄하도급 등을 일삼는다는 점에 착안, 이 부분에 조사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건설업계도 더 이상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내달부터 구성되는 새로운 지방정부 및 의회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책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경기도 의회에서는 사전단속제도 완화를 위한 조례개정안을 입법추진한 바 있다.

김상수 회장은 “시장 건전화를 위해 페이퍼컴퍼니 퇴출정책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정상적인 업체의 영업행위를 위축시키는 수준의 조사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도 배치되는 것으로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협회 각 시·도와 긴밀히 공조해 과도한 단속제도의 개선책을 마련,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