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3시46분께 신축공사 중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23∼38층 외벽이 무너진 붕괴사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가설재에 대한 설계, 시공상의 오류와 공기단축을 위한 무리한 골조공사 등을 사고원인으로 꼽았다.

한 구조안전전문가는 “겨울이라는 특성상 시공사가 안전에 각별한 유념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소홀한게 이번 붕괴사고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콘크리트 타설 안전수칙과 가설재 설치시 안전수칙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등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이번 붕괴사고를 촉발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가설재에 대한 설계, 시공상 오류뿐 아니라 하부건물의 시공품질 불량등이 붕괴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시공중 외벽이 무너진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의 최명기 교수는 사고발생원인으로 크게 콘크리트 구조물의 불안정한 상태와 기온 바람등 기후조건을 꼽았다.

우선 콘크리트 강도저하등 품질관리 불량으로 구조물의 안전성이 결여됐고  공기단축을 위한 무리한 골조공사를 진행한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하의 기온속에서 고층에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갱폼, 크레인등이 콘크리트 구조물 안전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콘크리트 설계강도 발현이전에 콘크리트타설로 인해 시공하중과 바람등의 작용으로 안전성이 저하되면서 슬래브등이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기단축을 위해 겨울철 무리한 콘크리트 공사를 실시함에 따라 콘크리트 강도저하에 따른 품질불량으로 대규모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예상했다.

최 교수는 “콘크리트가 초기에 얼면 경화력을 잃어 강도가 나오지 않아 겨울철엔 콘크리트가 얼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준공기간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해 강도발현에 문제가 있는 품질관리 불량이 의심된다”고 덧붙엿다.

고층에 불었던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풍압이 갱폼과 크레인에 영향을 주면서 붕괴를 촉진시켰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최교수는 대안으로는 201동의 붕괴된 남쪽 일부층(20층)을 철거후 보강해 경사식 그대로 활용하는 방안과 철거부위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붕괴사고와 관련해 1월13일부터 이틀간 전 현장 65개의 공사작업에 대해 일시 중지를 시행하고 특별 안전 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작업 중지는 “전 현장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긴급 조치”라며 "이번 안전 점검을 통해 만에 하나 있을 위험요인을 제거해 안전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장 자체 점검을 실시함과 동시에 안전, 품질 관련 내용을 확인한 뒤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특히 모든 경영진이 전국 현장의 안전 점검과 해당 현장의 고위험 작업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위험성 상위 등급 작업장소를 직접 찾아 작업계획, 작업 방법, 안전관리체계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발생 즉시 유병규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들과 구조 안전 전문가 등 50여명을 사고현장에 급파하고 유관기관과 협의해 실종자 수색, 구조와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안전 확보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상황설명을 듣고 있는 노형욱 국토부장관(검은색점퍼)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장관왼쪽)

국토교통부도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운영에 들어갔다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3명 이상 사망, 10명 이상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시설물 붕괴나 전도(顚倒)로 인해 재시공이 필요한 중대건설사고와 관련,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국토부·발주청·지자체가 운영한다.

위원회는 충남대 김규용 교수를 위원장으로 학계·업계 전문가로 구성해 오는 3월12까지 약 2개월 간 활동할 예정이다.

위원회 구성은 정확한 기술적 분석이 가능하도록 위원장 외 건축시공 4명, 건축구조 4명, 법률 1명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 10명으로 편성했다.

각 위원들은 현장조사와 설계도서 등 관련서류 및 설계·시공 적정성 검토 등을 통해 포괄적 사고 원인을 분석하여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고용노동부 광주고용노동청은 1월 12일 HDC현대산업개발 주식회사 현장책임자(안전보건총괄책임자)와 콘크리트 골조업체 현장소장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현장관계자 등을 소환하여 수사 중에 있다. 

한편 광주시는 붕괴 아파트가 안전치 않으면 재시공도 검토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일정 기간 광주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현대산업개발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