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표준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안)을 내놨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7.36% 오른다. 2005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최고 상승률은 지난 2019년 9.13%다. 

표준지 공시지가도 전국적으로 평균 10.16% 상승한다.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이처럼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게 주원인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시세의 90% 높이겠다는 정부 로드맵도 공시가격을 올리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실화율 목표에 맞추기 위해서는 공시가격을 시세 상승분보다 더 많이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내년 표준주택 공시가 현실화율은 57.9%로 올해 55.8%보다 높아졌다.

물론 여전히 시세와 괴리가 큰 공시가격을 점진적으로 올려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문제는 공시가격 인상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공시가격이 급격히 오르면 세금이 급증하고 자칫 조세저항에 직면할수도 있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과세뿐 아니라 건강보험과 각종 복지제도 등 민생과 직결된 60여개 행정의 기준이 된다. 민생에 끼치는 영향이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다.

공시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 소득이 없는 은퇴자를 비롯한 근로소득이 전부인 납세자들에겐 직격탄이 될수 있다. 

게다가 내년 3월에는 부동산시장에 파급력이 큰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공개된다. 올해 집값 상승분을 고려하면 또 한 번 역대급 상승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서울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20~3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시가격 과속 인상의 부작용과 문제점은 그동안 줄곧 제기돼 왔다. 하지만 정부가 임시방편적 미봉책으로만 일관하다보니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주를 이뤘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대책을 20차례 이상 발표했다. 하지만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보유세 부담은 그만큼 늘어날수 밖에 없다.

지금처럼 집값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가파르게 공시가격을 올릴게 이나라 공시가 인상에 대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차제에 보유세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방안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