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강남 집값을 억지로 잡을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노 장관은 강남 4구 등에 대한 주택수요가 여전히 크다며 강남 집값을 인위적으로 잡을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강남 집값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온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는 사뭇 다른 발언이다. 

현 정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토부 장관이 주택 시장의 현실을 인정한 것은 비록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부터 줄곧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고가 주택이 밀집해 있는 강남과 다주택자 때리기에 집중해왔다. 

4년 내내 금융과 세제를 동원한 수요억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짓눌렀다. 지난해 여름 전격 처리한 임대차 3법은 되레 전세시장 혼란만 초래했다.

대책도 25차례에 달한다. 대부분이 고가 주택 소유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폭탄, 대출 억제 등 규제강화 내용이다.

숱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집값은 되레 뜀박질을 했다. 집값이 잡히기는 커녕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원을 넘어섰다. 4월 11억원을 돌파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1억원이 올랐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1년만에 2억원가량 상승했다.

서울 집값이 뛰니까 덩달아 수도권으로 집값 상승이 확대되고 있다.

한마디로 부동산 시장은 비정상화가 된지 오래다. 1년만에 집값이 2억원 넘게 오른 걸 어떻게 정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탓에 무주택 서민들의 상실감과 고통은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만큼은 자신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친집값이라고 부를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대혼란에 빠진것은 공급에 대한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막은 채 수요 억누르기에만 치중해 온 온 탓이 크다.

이제라도 반시장적 수요 억제 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릇된 정책은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는 게 옳다. 무엇보다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부동산시장불안을 해결하기 힘들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친 시장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