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 시 경영책임자가 처벌을 받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을 7월 12일부터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8월23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를 거쳐 시행령을 확정할 예정이다.

시행령 제정안은 중대재해법이 하위 법령에 위임한 내용 등을 구체화했다.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 범위와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등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서 위임된 내용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담았다.

제정안은 우선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공중이용시설은 실내공기질관리법상 다중이용시설을 대부분 적용하되 실내 주차장, 오피스텔·주상복합, 전통시장 등은 제외했다.

이와 함께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한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20시간 범위에서 안전보건 경영 방안 등에 관한 안전보건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으로 중대 재해가 발생해 형이 확정된 경우 해당 사업장 명칭과 소재지, 재해자 현황, 재해 원인, 경영 책임자 등의 의무 위반 사항 등을 관보 등에 1년 동안 게시토록 했다.

사업주·경영책임자 처벌 규정은 사망 시 징역 1년 이상 또는 벌금 10억원 이하, 부상·질병 시 징역 7년 이하 또는 벌금 1억원 이하다.

경영 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의무는 안전보건 경영 방침 설정 및 유해·위험 요인 점검·개선을 위한 업무 처리 절차 마련과 안전보건 전문 인력 배치, 안전보건에 관한 인력, 시설, 장비 등을 갖추기에 적정한 예산 편성 등으로 명시했다.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직업성 질병으로는 급성 중독 등에 따른 질병의 24개 항목을 규정했다. 직업성 질병의 경우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 산업재해에 해당한다.

반면 안전보건을 위한 적정 예산·인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 노동계는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직업성 암 등도 중대재해법상 직업성 질병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같은 질병은 제외됐다.

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법무부 홈페이지(www.moj.go.kr) 또는 통합입법예고센터(http://opinion.lawmaking.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 시행 앞두고 건설업계 등 우려 목소리 커져

한편 산업현장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 등 재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7월 9일 건설업계를 대표해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입장문에서 여전히 법률의 모호함은 시행령에서도 해결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경영책임자 범위에 대한 구체화나 모호한 법률규정의 명확화 등은 시행령에 담지 않았다며 법령의 모호함과 포괄성에 대한 책임이 고스란히 기업에 전가된 만큼 기업의 리스크만 커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업경영을 해야 하는 부당한 부담이 가중되고 기업 나름대로 법령을 해석할수 밖에 없어 사고가 나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기업들의 혼란과 혼선을 우려했다.

건협은 만일 이대로 시행되면 선의의 피해자나 범법자만 잔뜩 양산할 공산이 매우 큰 만큼 보완입법을 통해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날 박재근 산업조사본부장 명의의 논평에서 “중대재해법이 재해의 근원적 예방보다 처벌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시행령으로 중대재해를 보완하는 데는 애초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제정안은 경영책임자의 의무 등 많은 부분이 여전히 포괄적이고 불분명해 어느 수준까지 의무를 준수해야 처벌을 면하는지 전혀 알 수 없어 현장혼란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경영책임자등이 이행해야 할 의무나 범위가 적정한 예산, 충실한 업무 등으로 모호하게 규정돼 있고, 법률에서 위임한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구체적이지 않는 등 불명확한 점이 있다"며 "기업들의 애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 동안 보다 많은 산업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제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