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4월20일 올해 첫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논의에 들어갔다. 문재인정부에서 이뤄지는 마지막 최저임금 협상이다. 노동계에서는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 6.2%(시급 9천260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경영계는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최소한 올해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최저임금 1만 원의 대선 공약 실현과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걸고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렸다.

2018년 이후 3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32.8%에 달해 주요7개국(G7)보다 1.4~8.2배나 높다. 올해는 인상률이 1.5%로 낮아졌지만 2018년과 2019년에 16.4%, 10.9%씩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상률이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산업 현장의 사정과 경제 원리를 무시한 이 같은 최저임금 정책은 그동안 숱한 문제점과 부작용을 낳았다.

갑자기 늘어난 인건비 부담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벼랑끝으로 몰렸고 그중 상당수가 사업 규모나 사람을 줄이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이는 고용시장 위축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저소득층 일자리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의 역효과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때는 늦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30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4천명이나 급감했다. 2018년 12월 이후 28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극심한 경영난으로 직원을 내보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다.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던 2018년 이후 일자리가 최대 34만7천개나 없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동계는 자기 몫 챙기기에만 바쁘다. 경제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내 알바 아니라는 식이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을 지킬 마지막 기회라며 압박하고 있다.

2년 연속 인상률이 낮았으니 이번엔 대폭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은 아직도 코로나19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노동계도 자유로울수 없다. 노동계도 엄연한 경제구성원의 일원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최저임금 인상보다 일자리를 만드는게 급선무다. 노동계도 내주장만 할게 아니라 경제 제반을 고려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