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한 자리에 모여 중대재해처벌법의 보완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포괄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의무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있는 탓에 중대재해 예방은커녕 수많은 건설인들이 범법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폭증하는 소송에 시달리며 결국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게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회장 김상수)는 3월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촉구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많은 논란과 우려를 낳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보완방안 마련 촉구를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에 앞서 대한건설협회(회장 김상수)와 한국건설경영협회(회장 하석주)는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5층에서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현안 사항도 논의했다. 

이번 긴급간담회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이대로 시행될 경우 건설사들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업계 차원의 보완방안을 만들어 적극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비롯,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는 물론 동부건설, 호반건설, 반도건설, 한진중공업, KCC건설, 코오롱글로벌, 중흥토건 등 중견·중소건설사들의 CEO(최고경영자)들이 긴급간담회에 대거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몰고올 크고 작은 부작용과 파장에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건설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데도, 법이 모호한 탓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한 전문가들조차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인 데다,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한 시행령 제정도 분명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자의적인 판단과 기업의 과도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보완입법과 시행령 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우선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중대산업재해 개념을 ‘1명 이상 사망’에서 ‘3명 이상 사망자가 1년 내 반복 발생’으로 조정을 요구했다.

또한 경영책임자의 정의를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과 ‘이 사람으로부터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은 사람을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명확히 할 것을 건의했다.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중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에 대해선 삭제를 요청했다.

특히, 1년 이상 징역의 ‘하한형’ 형벌을 ‘상한형’으로 개정하고, ‘중대재해예방 전문기관 국가인증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내용의 보완입법안과 시행령 제정안을 청와대, 국회(환노위, 법사위, 국토위), 정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과 고용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에 건의했다. 

김상수 건단련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내년 법 시행 전에 반드시 보완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업계에서 제시한 사항들을 충분히 반영해 기업들이 하루빨리 불확실성을 걷고, 기업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