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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지 못하려면 공직에 나서지 말라
한양규 편집국장  |  jakyosu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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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20  14: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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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공사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을 담당하는 10개 공기업은 기획재정부가 ‘1군’으로 지정해 별도 관리한다. 경제·사회적 영향력도 크지만, 사업 규모도 방대해서 부정·부패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바로 이 10개 공기업의 사내 부패·비리를 감사하고 회계 업무를 감독해야 하는 감사(監事) 가운데 8명을 문재인 정권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러니 낙하산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문 정권 들어 공기업 낙하산 문제는 더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공공기관 임원 2천727명을 전수조사 결과 17%인 466명이 캠코더로 의심된다고 밝혔고, 한 해 전 바른미래당도 2천799명 가운데 17.8%가 캠코더였다고 발표했다.

주요 SOC 공기업이 캠코더 인사로 부패·비리에 노출된 것은 특히 심각한 문제다. 최근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LH 임원 14명 가운데 4명이 현 정권 관련 인사다.

2018년 3월 취임한 허정도 상임감사위원은 노무현재단 경남지역 상임대표와 2017년 문재인 후보 미디어특보를 지냈다. 비상임감사 1명과 비상임이사 2명도 캠코더 출신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청렴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적 이익을 위해 내부 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했다’는 응답이 2016년 2.07%에서 2019년 5.09%로 높아졌다.

LH 사태는 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으면 막을 수 있는 인재이자 참사였다.

지금도 여권 인사들의 투기 의혹은 매일같이 불거진다. 이미 민주당 소속 의원 최소 6명, 송철호 울산시장, 기초 단체장·의원들이 의혹을 받는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보좌관 부인은 경기도 안산시의 그린벨트 토지를 3기 신도시 지역 지정 한 달 전 2억 원 이상 대출을 받아 매입했는데, LH 본사 압수수색 당일인 지난 9일 물러났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위에는 맑아지기 시작했는데 아직 바닥에 가면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문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부동산 비위와 조국·윤미향 사태만 봐도 윗물이 썩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아랫물만 탓한다. 그야말로 이런 혹세무민이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점철된 공직자 부동산 투기 악취가 날로 심해진다. 날만 새면 새 지역에서 새로운 투기 의혹이 제기된다. 이렇게 썩어 냄새나는데 지금까지 어떻게 덮어졌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가 17일 밝힌 부동산 투기 관련 내사는 전국적으로 37건(198명)이다. 지난 12일 16건(100여명)에서 불과 5일 만에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LH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최근 경기 시흥 과림동의 농지법 위반 투기 의심 사례 30여건을 추가로 발표했다.

그뿐이 아니다. 벌써 투기 의혹이 제기된 여야 의원들만 10여명이 넘는다. 그러고도 곳곳에서 매일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터진다. 

과거 행복도시건설청장은 재임 시절인 2017년 부인과 함께 세종시의 농지를 샀고 불과 2년도 안 돼 인근 지역이 스마트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됐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이 가족 명의로 토지를 사들인 뒤 인근 도로 포장 예산을 편성해 땅값을 올렸다는 의혹도 나온다.

놀라운 건 의혹 제기 사례 대부분은 본인이나 가족, 친인척 명의로 사들였다는 점이다. 거대한 땅을 쪼개기로 구입한 것도 많다. 단순한 조사만으로도 곧바로 투기를 의심받을 텐데 이들에겐 돈버는 일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농사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농지법을 대놓고 위반할 만큼 대범하다. 은퇴 후도 아닌 현직에서 사는 곳과 수백㎞ 떨어진 농지를 대부분 대출받은 돈으로 사들였다면 그걸 누가 투기로 보지 않겠는가.

미공개 정보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죄책감 하나 없이 공직자 윤리를 저버린 것이다.

이러니 정부 부처마다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물론 시의회 의원, 공공기관 임직원 등 공직자들의 투기행위를 수사해 달라는 민원과 신고가 쏟아진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투기 공직자들을 엄벌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온 지 오래다. 국민의 분노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이미 사태는 눈 가리고 아웅 해서 끝날 수 없는 국면이 됐다.
공직에 임했으면 깨끗해야 한다. 깨끗하지 않으려면 공직에 나서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기는 한 공직자들의 부동산투기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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