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 진통을 겪었지만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고, 각부처 장ㆍ차관들도 대체로 정해졌다.

국토교통부도 조직개편에 따른 새로운 인사에 정신 없을 것이다.

이에 맞물려 소위 국토부 지분으로 여겨지는 건설관련 협회와 단체들의 기관장이나 부회장, 감사자리에 내보낼 퇴직자 자리 정리도 큰 과제겠다.

특히 올해는 정부조직개편이 늦어지는 바람에 임기가 이미 끝난 자리들까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대규모 ‘낙하산’ 부대가 내려오게 될터다.
‘낙하산’이라는 어휘가 태생적으로 비꼬는 의미로 쓰이기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몇년 전에도 본란을 통해 언급한바 있거니와, 과거에는 정부가 법적으로 임원선출에 대한 승인권을 내세워서 ‘낙하산’을 받을 것을 강권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그러한 규제조항들은 폐지된지 오래고, 정부가 규정을 마련해서 재직시 업무상 이해관계가 있었던 예하기관에는 일정기간 취업하지 못하도록 한지도 10년이 다되가니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오히려 정부기관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조직에서는 정부기관 출신의 능력있는 인사를 자청해서 모셔오고 싶은 입장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 고위직 공무원 출신들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 집단이라 할수 있고, 해당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성도 갖춘 인물들이니, 그 능력에 대해 문제삼을 일도 아니다.

따라서 현재 소위 정부기관의 ‘지분’이라는 자리들은 오랜 기간 양측의 필요가 맞아 떨어져 묵시적으로 합의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문제는 그들이 예하기관에 내려와서 역할을 훌륭히 하던, 아니면 형편없었던 간에 사실상 예하기관에게는 그 인사에 대한 인사권이 조금도 없다는 것이다.

‘낙하산’중에는 업무 수행능력이 탁월해서 해당기관이 오래 모시고 싶다며 국토부에 연임을 부탁하고 나설 만큼 인정받는 인물도 있다.

반면, 임기내내 업무는 등한시 한채 술판 벌이기를 즐기고, 조직 내부의 분열을 조장해서 원성이 자자한 인물도 있다.

이 두사람에 대한 해당 기관의 뜻은 자명하다. 한 사람은 계속 연임을 시키고 싶고 다른 한 사람은 임기에 관계없이 바꾸고 싶을 것이다.

이 두가지 모두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에게는 그 자리들이 내부 인사 숨통을 트는데 활용되는 하나의 지분으로만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낙하산’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진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