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최근 발표한 ‘2020년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해 전국 집세가 전년 대비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세와 월세는 각각 0.3%, 0.1%씩 올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때문에 몸살을 앓는 대다수 국민은 통계청 발표가 현실과는 다르다는 반응이다. 특히 작년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 이후 전국적으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승률은 당장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발표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해 전국 주택 전셋값은 4.6%,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7.3% 상승했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사이에 9천770만 원이나 폭등했다.

통계청이 어떤 세입자도 수긍할 수 없는 통계를 내놓은 것은 표본 가구가 평균적으로 집세를 내는 금액의 변동을 조사하기 때문이다.

표본 가구가 신규 계약이나 재계약을 하지 않고 기존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면 집세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집계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집세는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0.5% 올랐다고 밝혔다.

전월세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정할 때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가중치가 부여된다. 전월세 수치가 현실에 맞게 제대로 반영됐다면 소비자물가지수는 물론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도 바뀔 수 있다. 

통계는 정책 수립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다.

기초 자료가 잘못되면 진단과 처방이 제대로 나올리 없다. 

통계청은 최근 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정작 통계 품질 평가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줘 신뢰성 논란이 일었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아전이수격이다.

통계청은 세입자의 전월세 가격 등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언제까지 이런 꼼수를 벌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