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과정의 투명성·공정성 확보를 위해, 조사·산정 정보시스템 운용에 외부 전문가를 투입하고 오류 내역을 매년 점검하여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헌승 의원(국민의힘, 부산진구을)은 9월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국감정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헌승의원은 작년 ‘갤러리아 포레’와 ‘트리마제’ 등 일부 초고가 아파트 공시가격 산정과정에서 대규모 오류가 발견되어 공시가격이 통째로 정정되는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해당 단지 소유자들이 크게 반발하며 한국감정원에 의견을 제출했지만 한국감정원은 가격을 정정하지 않았고, 이후 언론보도로 문제가 불거지자 이의신청 기간이 돼서야 오류 사실을 인정하고 수정된 가격으로 최종 공시했다는 것이다.

또, 이에 대해 2019년 7월 한국감정원 자체감사 및 9월 국토교통부 감사를 실시한 결과, 다수의 데이터 입력 오류와 조사·산정 정보시스템이 면밀한 검층 체계를 갖추지 못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당시 한국감정원이 정부의 ‘고가주택 현실화 제고방침’을 내세워 조사자에게 상위 10위 내 물건은 ‘적정가격’을 무시하고 시세 대비 72%를 달성하도록 강제해서 오류 발생을 유도했고, 소유자 의견제출에 대해서는 조정을 최소화하라는 방침을 내린 사실까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현장조사가 단지 밖 육안조사에 그쳤고, 조사자 및 검수자에게 할당된 물량이 과도해 공시가격 정확성 제고가 어려운 상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헌승 의원은 이와 같은 감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는 조사자 및 검수자 징계에 그쳤고, 개선대책으로는 ‘징계 강화’ 및 ‘중장기 현실화 로드맵’을 내세우며 제도 운영상의 주요 문제점을 그대로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은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에 필요한 프로그램(정보시스템) 운용에 관한 업무를 법에 구체화하고, △해당 업무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조직을 설치·운영토록 하며, △공시가격 산정과 관련된 오류 등을 점검하여 매년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헌승 의원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조사·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보니 국민들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서 “법 개정을 통해 조사‧산정 과정의 투명성‧공정성을 담보함으로써 정부 개입에 따른 편향된 가격산정을 막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