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뭄과 산불,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긴 장마와 홍수 등 올해 전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56일에 걸친 최장 장마와 집중호우, 이어지는 연속적인 태풍이 심상치 않다.

돌이켜보면, 2018년에는 폭염과 가뭄이 심해서 작년 봄에는 정부가 여러가지 가뭄대책을 내놓기도 했었다. 

이제 지구촌의 ‘이상 기후’는 더 이상 ‘이상 기후’가 아니라 일상화 되가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에 번갈아 밀어닥치는 가뭄과 홍수의 강도도 갈수록 강해진다.

20년만의 최대 가뭄이니, 50년만의 최대 홍수니 하는 과거 통계와의 비교는 더 이상 의미 없어 보인다. 누구나 앞으로 자연재해 규모가 더욱 크고 세질 것이라고 느낀다.

인간이 자연을 이길 수는 없지만, 피해를 줄이려면 대비해야 한다.

가뭄과 홍수 대책의 핵심은 수자원 관리다. 특히 4대강 지류사업이 시급하다. 4대강 사업이 이명박 정권의 치적사업이었기 때문에 이 정부는 유독 4대강 연관 사업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자연재해’는 정치적 문제를 따지지 않는다. 

빨리 저수지, 저류지 만들고, 제방 쌓고, 보수하고, 물길 만들고, 준설하고, 하수도 정비하고, 배수펌프장 확충해야 한다.     

엊그제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 내역을 보니 실망스럽다.

환경부는 최장기간 장마, 집중호우 등 기후위기에 대응 예산이라며 고작 2천368억 원을 편성했다. 그나마도 홍수 예측시스템, 강우레이더 및 수문관측소 설치, 수재해 인공위성 연구개발(R&D)비에 집중됐다.

국토부도 내년 SOC 예산을 2조6천억원이나 증액했지만, 그린리모델링·SOC디지털화 등 ‘한국판 뉴딜’에만 관심 있을 뿐이고, 수자원 예산은 2천400억원 늘리는데 그쳤다. 제방 보수공사 투입 수준에 불과하다.

가뭄과 수해 피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도 ‘복지’다. 피해 규모와 비교하면 돈도 훨씬 덜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