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실벌점 산정방식을 현행 ‘최근 2년간 점검현장 평균방식’에서 ‘합산방식’으로, 공동도급시 벌점부과 방식을 현행 ‘구성원 모두에 출자지분에 따라 부과’하던 것에서 ‘대표사에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건설산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회장 유주현) 소속 15개 회원단체는 국토교통부가 이 같이 벌점 산정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으로 입법예고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개정 추진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하는 연명탄원서를 청와대, 국토교통부, 국회 등에 제출했다고 2월19일 밝혔다.
 
건단연은 이번 개정안은 처벌 만능주의의 규제 강화 정책으로서, 제도의 근본적 문제점 해결 없이 제재 효력만 대폭 강화하여 기업생존까지 위협하게 된다며, 업계 현실과 시장상황을 감안하여 개정 추진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원서에서는 “부실벌점제도의 취지는 경미한 부실에 불이익을 줌으로써 부실시공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이를 방지하기 위함인데, 단순 오시공, 현장 및 공정관리 미흡 등 경미한 부실로 인해 선분양 제한, 부정당제재, 공공공사 참여차단 등 사실상 기업에게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처벌을 받을 수 있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법령에는 벌점 1점이상은 골조공사 3분의 1이상 완료, 3점이상은 골조공사 3분의 2이상 완료, 5점이상은 골조공사 완료, 10점이상은 사용검사 후 분양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또, 국가계약법령에는 벌점 20점 이상이면 벌점 규모에 따라 최소 2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공공공사 입찰참가를 제한할 수 있다.

건설산업계는 “입법예고안 그대로 ‘부실벌점 합산방식’이 시행되면 부과벌점이 평균 7.2배, 최대 30배까지 상승하여 견실한 대형·중견업체들까지 퇴출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지역중소업체들도 적격점수 미달사태로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등 부양책으로 회복세로 돌아선 지역건설경기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1개 현장 운영 업체에서 발생한 1건의 부실과, 100개 현장 운영 업체에서 발생한 1건의 부실에 대해 동일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으로, 형평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배수구의 관리가 불량한 경우(벌점 1점) ▲주요구조부(구조부에 대한 정의도 없음) 시공상세도면의 작성을 소홀히 하여 시공보완이 필요한 경우(벌점 2, 3점) ▲공정관리의 소홀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으나 대책이 미흡한 경우(벌점 1점) ▲자재의 보관상태가 불량하여 품질에 영향을 미칠 경우(벌점 1점) ▲측정기한이 초과하는 등 계측관리가 소홀한 경우(벌점 1점) 등과 같이 건진법 시행령상 벌점 측정기준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해, 발주기관의 자의적 판단이 부과여부를 좌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불안감이 더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동도급은 구성원들이 각자 출자비율을 가지고 현장을 공동운영 하는 방식임에도 대표사에 부실시공 책임을 모두 지우는 것은 ‘대표사는 책임 이상의 처벌을, 구성원사 부실시공에는 면죄부’를 주는 부당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입법예고안의 벌점 산정방식을 평균방식에서 누계합산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은 헌법상 ‘형평(비례)의 원칙’에, 공동이행방식에서의 벌점을 대표사에게만 부과토록 하는 것이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소지를 들어 재차 법령 개정 철회를 요구했다.